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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곳의 추억…코 끝에 머물다
━ K-향수 로드를 걷다 디지털 과잉의 시대, ‘인간성의 마지막 감각’으로 후각이 다시 주목 받으면서 향기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기술이 일상을 압도할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복제되지 않는 감각, 기계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감각을 찾기 시작했고 그 최전선에 있는 감각이 바로 후각이기 때문이다. 냄새는 저장하기 어렵고 디지털로 완전히 전송할 수 없으며 개인의 기억과 몸, 감정과 직접 연결된다. 요즘 삼청동과 북촌, 서촌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한 집 건너 하나씩 향수 매장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즈넉한 한옥과 세련된 향수. 얼핏 낯설어 보이는 조합이지만 삼청동은 어느새 ‘K-향수 로드’로 불리며 국제적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한국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한 기념품으로 향수가 새로운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제 ‘향기’는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용과 봉황, 신선과 동물, 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연주자 등 독창적인 조형으로 백제인의 세계관과 사상을 보여주는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사진 국립부여박물관]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과 달리 대뇌 변연계, 즉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과 직접 연결된 감각이다. 특정 향을 맡는 순간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나거나 이유 없이 마음이 안정되는 경험은 이 때문이다.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라벤더·베르가못·샌달우드 계열의 향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심박 변이를 안정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서구의 명상 앱, 요가 스튜디오, 심리치료 공간에서는 조명과 음악만큼이나 ‘향 환경 설계’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국 사회에서도 향수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라 지친 일상에 위로와 활력을 더하는 생활 감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명상 문화의 확산, 마사지 산업과 아로마테라피 시장의 성장, 신경과학 연구 성과가 맞물리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시장 확대로 이어져,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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